◈말대꾸는 성장의 증거◈
아이들이
너댓살쯤 되면 말대꾸하는 아이가 생겨난다. 물론 어른들에 비하면 아기들은 비교가 안
될 만큼 재잘거린다. 이것은 아기들이 가지고있는 전언어량(全言語量)이 그렇게 많지
않은 반면 새로운 것을 보면 강한 흥미를 보인다는 데에 그 원인이 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만족스러운 말을 하게 되면 굉장히 기뻐해 주나 TV 같은데서 쓰는 말을 흉내낸다거나 반항적인 말을 하거나 대꾸하는 말을 하게 되면 곤혹스러워하고 소리를 질러서 그런 말은 못하게 한다. 나쁜 말을 배우게 된다고 TV 보는 것을 금지하거나 프로그램을 바꾸거나 하고, 친구와 못 놀게 하는 어머니도 있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의 언어표현을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나라는 전통적으로 아이들이 말을 많이 하면 싫어하고 경망스럽다고 생각한다. 묵묵히 말없이 공부만 하는 아이를 더 좋아한다. 그러나 아기들이 세 살만 되면 엄마가 뭘 물어보거나 명령조로 말하거나 뭘 시키면 거부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영희야, 텔레비젼 좀 꺼라"고 하면, "싫어, 엄마. 내가 좋아하는 건데 왜 끄라고 해", 또, "민수야, 동생을 때리면 되니, 예뻐해 줘야지"하면, "엄마는 동생만 예뻐하고 , 난 예뻐하지 안 하잖아?"식으로 대꾸한다. 이런 경우를 만나게 되면, 엄마들은 "제가 이제 겨우 세 살밖에 안 된 놈이 벌써부터 에미한테 대들어?"라고 말하거나 "저건 누굴 닮아서 저래, 에미 말이라고는 죽어도 안 들어"식으로 말하는 예를 많이 본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아이가 말로써 엄마한테 반항하거나 청을 거부하는 것은 그만큼 아이가 커가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의 생활이 순조롭게 영위되어 가고 있다면, 아기가 말대꾸한다고 신경 쓸 필요가 조금도 없는 것이다. 말대꾸는 곧, 그만큼 정신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부모는 도리어 기뻐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아기가 길게 말하면 할수록 머리가 발달되고 있는 것이므로 기뻐해야 할 것이다.
글:김
재 은(이화여대 교육심리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