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서예 사랑에 빠진 일본인]

<한국어 저널 41호에 난 기사 - 한국어로 일하다>

 한국어 번역문

한국어 저널 41호 [한국어로 일하다]

  때로는 단정하도 때로는 자유스럽고. 와타나베 미나코 씨의 작품을 보면 한글이 가진 조형의 아름다움과 표정의 풍부함에 정신없이 보게 됩니다. 한글서예에 뜻을 두고 그것을 위해 한국어를 터득한 와타나베 씨. 그 행동력의 비밀을 물어 보았습니다.

 <프로필> 1971년생. 도쿄 출신. 도쿄조형대학교 졸업. 서예학원 강사 일을 거쳐 2008년부터 한글서예 수련을 목표로 두고 동시에 한국어 학습을 시작함. 현재는 나가사키현을 중심으로 활약하며 그림이나 문양, 한자, 가나(仮名), 한글으로 접목시킨 독자적인 세계관을 전개하고 있음. 올해 여름부터 서화교실을 주재. 한글서예 통신수강도 받고 있음. 자세한 것은 블로그를 참조. http://insaneko.exblog.jp/

  <한글의 가능성에 이끌려…… 서예가로서의 일>

 원과 직선으로 구성된 문자군. 서예가인 와타나베 미나코 씨가 한글서예를 만나 그 매력에 빠진 것은 2004년의 일. 자신의 창작활동에 정체감을 조금 느끼고 있던 시기였다.

 “공간을 채우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나의 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그림이나 문양을 접목해서 만드는 제 작품에 꼭 어울릴 것이며 표현의 폭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강렬한 만남으로 이끌려 와타나베 씨는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문자를 쓰는 것은 글자를 아는 것이기도 한다. 그래서 어학에 숙달하기가 필수였다.

 “꼭 나루 이명환 선생님께 사사하고 싶다! 그렇게 마음속에 맹세한 한국인 서예가 선생님을 찾았거든요. 한국어를 할 줄 알게 되면 우선 메일로 연락 드리고 나중에는 직접 뵈어 지도를 받고 싶다는 것이 제가 한국어를 학습하는데 큰 동기가 되었었지요.”

 공부 일 년째는 독학에 힘을 쏟았다. ‘하루에 2장씩 소화 한다’고 마음을 먹고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만 했다. 동시에 라디오와 TV의 어학강좌도 수강했다. 모르는 것이 있어도 절대 모호하게 해 두지 않았다. 해결하기 위해 교과서 지난 호를 주문하거나 시행착오 하면서 자기만의 발음표를 만드는 등 하나 하나 극복해 왔다.

 “발음이 중요하니까 다음해부터는 유학생 네이티브 스피커를 선생님으로 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지도를 받았습니다. 한 번 만나면 4~5시간을 들여서 발음, 독해 그리고 작문 등을 철저히 학습했습니다. 단어 하나를 20~30 번이나 반복 발음연습해서 잘 되면 선생님하고 둘이 손에 손을 잡고 함께 기뻐했지요.”

 매주 잡지나 신문에서 기사를 하나씩 골라서 그것을 교재로 했다.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가끔은 연예. 이것들을 음독하고 선생님이 못된 발음을 수정해 준다. 발음이 잘 안 될 때는 선생님에게 녹음까지 부탁해서 집에서도 복습을 했다. 와타나베 씨가 작문한 문장도 되풀이해서 음독을 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까 늘었다>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4년째, 한국어능력시험 5급수을 땄을 때쯤에는 조금 자신감도 생겼다. 이제 한글서예를 시작할 때다. 그렇게 다짐해서 동경하는 한국의 서예가 나루 이명환 선생님께 메일을 보냈다.

 “고맙게도 즉시 답장을 주셔서 그 때부터 메일과 우편으로 서예 레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한나절이나 시간 걸리게 선생님 메일을 읽었을 때도 있었지요. 한 달에 한 번씩 한국에 과제를 제출하는데 연습하면서 의문난 점 등 다 적어 놓고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문장 쓰기에도 고생이 많았고 선생님이 첨삭을 해 주신 글을 읽는 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질과 더불어 분량 모두 많은 한국어를 접하는 나날을 보냈더니 실력도 절로 늘어갔다. 그 때까지는 넘을 수 없었던 능력시험 6급까지 합격했다. 시험 대책은 특별히 안 했지만 실천 속에서 종합력이 늘어서 돌파구가 된 것이라고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을 계기로 한국어 강사 활동도 시작했다.

 “매번 강좌에서는 제 한글서예 작품을 선보이면서 작은 감상회를 열고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어를 여기까지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살려서 하고 싶은 일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어 네이티브 강사가 아니니까 수강생에게는 기초의 기초밖에 가르쳐 줄 수가 없습니다. 대신 저의 이러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동기를 유지하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한 거지요.”

  <자신감을 가져다 준 한국어에 감사>

 10대부터 서예의 매력을 세계에 전하고 싶은 꿈을 가진 와타나베 씨. 고등학교 시절에 미국으로 어학 유학을 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까 어학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것이 한글서예하고 한국어와 만난 것으로 인해 드디어 꿈이 구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젠가 한국에서 개인전을 해 보고 싶네요. 중국의 한자, 한국의 한글 그리고 일본의 가나(仮名)를 합한 작품을 발표해 보고 싶습니다.”

 일본 국내에서는 “한글이란 붓으로 쓸 수 있는 건가?” “한국에서도 서예가 있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일본에서 가나서예가 맥맥히 이어지는 전통으로 존재하는 것이 잘 알려지지 않다. 제가 서예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동양문화를 잇는 한 흐름을 스스로 구현하는 것으로 구미각국에도 서예의 아름다움을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꿈은 부풀다.

 “한글서예라는 새로운 문을 열어 준 한국어에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30대에 시작한 외국어를 마스터한 것으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이든 시작하는데 너무 늦은 것이란 없다는 것을 몸소 행동해 보고서 처음으로 알게 된 것입니다. 한국어를 배워서 무엇인가를 해 보고자 생각해 본 사람들에게 ‘하면 된다!’고 전해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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